그리스 로마신화
몇 년 전부터 그리스 로마 신화 열풍이 몰아닥치고 있다.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라든지, 장영란의 그리스 신화 등 성인, 청소년을 위한 책은 물론 만화로 읽는 그리스 로마 신화도 나와 어린이들에게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사실 내가 어렸을 때에도 그리스 로마 신화의 경우 책 좀 읽는 애들은 다 읽었을 만한 책이다. 사실 신화라는 것이 재미가 있기에 충분히 볼만하다. 그런데 왜 신화인가. 이토록 빠르게 전진하는 사회에서 전진하는 속도에 따라가기도 벅찬 이 세상에서 우리는 왜 과거의 것에 열광하는 것인가. 허황하다고 하면 허황될 수도 있는 구시대의 이야기에 왜 그토록 열광하는 것인가. 불안해서가 아닐까 생각된다. 사람은 의지할 대상을 필요로 한다. 한자로 인(人)은 두 사람이 서로 기대고 있다는 의미이다. 혼자서는 살 수가 없다. 미래가 불투명하다. 물론 인간은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혜안을 지닌 존재는 아니다. 그러나 과거의 경우 문명, 문화, 사회의 발달이 그다지 빠르다고 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었다. 그제와 다름없는 어제, 어제와 다름없는 오늘, 그리고 오늘과 다름없을 내일, 내일과 다름이 없을 모레가 있었을 따름이다. 아니 어쩌면 과거에도 변화는 빨랐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변화를 알 수 있는 매개체가 존재하지 않거나 혹은 존재한다고 해도 일반인들에게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매우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똑같은 일상의 반복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는 어떠한가. 진부한 이야기지만 교통과 통신수단의 엄청난 발달로 인하여 몇 분 전에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난 일까지도 알 수 있다. 탐지할수 있는 범위가 우리 동네 안에서 우리나라,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처리 불가능할 정도까지 그 범위가 넓어진 지금 우리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두려움을 비록 극복하지 못하더라도 다른 곳에서 구원의 손길을 찾고 있는 것이다. 즉 완전성을 가진 신이라는 존재를 통해서.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더 생각을 해 본다. 전술했다시피 우리는 의지할 존재를 위해 신을 찾았다고 했다. 그럼 성경을 읽어도 된다는 이야기이고 코란을 읽어도 된다는 뜻이다. 왜, 왜 하필 그리스 로마신화인가. 우리나라에도 바리데기 공주 같은 재밌는 설화가 많다. 비록 우리나라에도 신화의 수가 매우 적을 뿐 없지는 않다. 우리나라 신화는 그렇다 쳐도 왜 중국 신화, 이집트 신화, 인도 신화 등이 아닌 그리스 로마 신화일까. 문명이 발전되어 있는 영미문화의 근간이라서? 아니면 별 이유 없이 남이 읽어서 따라 읽는 것뿐인가? 만일 그렇다고 해도 그럼 남들은 왜 그리스 로마신화를 읽는 것일까. 답은 완전성을 가지고 있는 신들이 불완전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모순된 말이다 그렇지만 사실인 듯 싶다.
by 사유 | 2005/10/24 16:20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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