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 사유의 확장
2005/08/06   외로움, 청춘의 쓰디 쓴 자양분. 세상을 움직이는 에너지. by 김형태 [5]
외로움, 청춘의 쓰디 쓴 자양분. 세상을 움직이는 에너지. by 김형태
외로운 여러분 오늘도 안녕하셨습니까?
오늘 하루는 또 어떻게 보냈는지요. 참 별볼일 없는 날들의 연속입니다. 특별한 친구도 없고, 특별한 이벤트도 없고, 재미있어 죽겠는 어떤 일도 없습니다. 때때로 내 핸드폰이 문제가 있는게 아닐까 싶어 직접 나에게로 전화를 걸어 수신에 문제가 없다는걸 확인해 보기도 하고, 인터넷에 접속해서 즐겨찾기에 등록된 사이트를 다 방문하고, 몇개의 게시물에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답글을 몇개씩 달아주고, 그리고 또 멍하니 모니터를 바라보고 있었던건 아닌지요. 질풍노도의 시기라는데 도대체 왜이리도 심심하고, 따분하고, 외롭고, 답답한 시간만 좀이 쑤시도록 흐르는 건지 알수가 없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외롭습니다. 우주 한귀퉁이에 덩그라니 던져진 조그만 별 지구위에 살고 있는 인간은 참으로 외로운 존재입니다. 인구가 점점 많아져서 사람들은 점점 더 다양해지는데, 나와 주파수가 맞는 사람을 만날 수 있는 확률은 점점 더 희박해집니다. 세상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거대해질 수록 개인주의는 더욱 강조되어 동류의식을 찾기란 더욱 어렵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인터넷을 설치하고, 동호회를 만들고, 가입하고, 홈페이지와 블로그를 운영하고 링크에 링크를 연결해 놓고, 메신저를 띄워놓습니다. 외로워서 인공위성을 띄우고, 전화를 설치하고, 펜팔을 하고, 미팅을 하고, 영화를 만들고, 영화를 보고, 책을 읽고, 도시를 건설하고, 나라와 민족을 강조하고, 전쟁을 하고, 조약을 맺고, 유엔에 가입하고, 고속철도를 건설하고 더 빠른 자동차를 갖고싶어합니다. 외로워서 언어와 문자를 만들었습니다. 외로워서 이토록 복잡하고 거대한 문명사회를 건설하고야 만 것입니다. 그러나 외로움은 결코 해갈되지 않습니다.

외로움은 세상을 움직이는 에너지입니다. 외로움은 청춘의 쓰디 쓴 자양분입니다. 알껍질 속에서 날개가 혼자 자라듯이, 이 세상에 혼자 덩그라니 남겨진 내 작은 방안에서의 가슴 끓는 청춘의 외로움은 비상하는 날개가 돋으려는 아픔입니다. 그러므로 꿈이 있는 젊은이라면 기꺼이 외로워야합니다. 인간이 가진 가장 집요한 에너지는 다름아닌 외로움이며, 희망과 욕망보다 더 강한 에너지가 외로움입니다. 외로움은 어린 아이에서 어른으로 가는데에 필요한 필수 자양분입니다.
외로움이 세상을 움직이는 에너지라는 것과 나를 키워주는 자양분이라는 것을 믿는다면 그것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재테크가 필요합니다. 외로울 때 무엇을 할 것인가. 내가 까맣게 타들어 갈때 나는 진정 무엇을 바라고 있는 것인가. 외로움을 낭비하지 않는 사람은 창조적이며 건설적이고 발전적인 사람입니다. 외로움이란 '나와 세계의 관계에 대해서 혼자서 깊이 생각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외로움은 나를 깊이 들여다 볼 수 있는 거울이며, 세상을 알고자 하는 갈증이며, 나와 타인과 세상을 조화롭게 연결시키고자 하는 열망이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청춘들이 외로움의 에너지를 형편없이 탕진하고 소진시키기 위해서 애쓰고 있을 뿐입니다. 외로움을 자존심 상하는 구질구질한 감정따위로 생각하며 숨기고 외면하거나 털고 닦아내려고만 애씁니다. 전국의 수많은 PC방에서는 오늘밤에도 수많은 외로운 청춘들이 온라인 게임으로 외로움을 탕진하고 있습니다. 끝없이 쳐들어 오는 저그는 외로움의 에너지를 갉아먹는 벌레들입니다. 점수가 올라가고 포인트가 쌓이고 전적이 늘어가지만, 그것은 고귀한 젊음의 열망과 에너지를 바치고 얻은 댓가치고는 정말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것들입니다. 시도 때도 없이 날리는 문자메시지도, 인터넷 게시판의 리플 대행진도, 모두 외로움을 탕진하느라 뱉어내는 토악질들입니다. 쓰지만 삼켜야할 자양분을 뱉어내기에 바쁜 하루하루의 연속 아닙니까? 외로움을 기피하고 외면하는 사람은 아무것도 바라는 것이 없는 것입니다. 외롭지 않은 사람은 꿈도 없습니다.

오늘도 깨어있음으로 외로운 여러분, 청춘의 외로움은 어둡고 막막한 저 깊은 곳으로 깊이 깊이 뿌리를 내리는 시간입니다. 뿌리 끝의 생장점이 어둡고 습한 땅을 뚫고 아래로 아래로 뻗어가듯이, 청춘의 생장점은 외로운 시간을 뚫고 영혼의 깊은 곳을 뻗어 내려가야합니다. 그 깊은 곳에 당신을 무성한 나무로 키워줄 자양분이 있습니다. 외로움, 그 쓰디 쓴 청춘의 자양분 속으로 열정의 뿌리를 뻗으시길.
날개는 고독한 알껍질 속에서 만들어집니다. 외로이 떨어져 나온 씨앗만이 큰 나무가 될수 있습니다. 모이고 뭉친 씨앗들은 뿌리가 엉키고 서로의 양분을 빼앗아 결국 다같이 도태돼버리고 마는 것이 자연의 섭리임을 기억하십시오.

외로울 때 무엇을 할 것인가 진지하게 생각하십시오. 그리고 효율적인 계획을 세우십시오. 외로움을 어떻게 경영했느냐가 당신의 경쟁력입니다. 청춘의 외로움의 에너지를 어떻게 운영했느냐에 따라서, 당신은 우아하고 능력있고 매력있는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어둡고 재미없고 시시껄렁한 인간이 될수도 있습니다. 외로울 때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글을 쓰고, 깊이 생각하십시오.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서 생산적이고 가치있는 일을 하십시오. 나를 키워주는 시간은 혼자있는 시간속의 탐구생활과 타인들과의 의미있고 건설적인 관계속에서의 사회활동입니다. 그 시간들을 기꺼이 활용하지 않고 온갖 커뮤니케이션 장치들을 동원하여 소모적 오락거리로 탕진해 버린다면 당신은 쭉정이같은 인간이 되고맙니다. 진정 꿈이 있고, 자신을 사랑하고, 나아가 세계를 사랑하는 청년은 외로움을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외로운 시간들을 형편없이 탕진하거나 값싼 오락으로 소모하지 않습니다. 외로움의 열망을 이용해서 발전적이고 건설적이며 생산적인 활동을 유도해 냅니다. 자신을 계발하고 업그레이드시키는 에너지로 활용합시다. 나의 외로움을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은 나아가 다른 사람들의 외로움을 위로하고 세상의 외로움을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 됩니다. 세상은 그런 사람을 일컬어 위인이라고 부릅니다.


출처 [김형태의 청춘 카운슬링- 너, 외롭구나] 302쪽. 예담출판사

사유의 확장

자신을 변화시키는 힘

과거의 나는 미래의 꿈을 준비하며 학교에서,학원에서,그리고 집안에서, 그렇지 않으면 이 비뚤어진 나라의 어딘가에서 헤메이고 있을 10대 였었다. 지금의 나는 아주 조오금 사회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경험하기 위해 발악하고 있는, 20대의 문턱에 선 인간이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달려온 건지 알수없던 10대의 학교생활을 접고 대학이란 곳에 들어왔던 나는 시간에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주체하지 못할 자유시간의 넉넉함은 나로 하여금 하나의 모순을 맞이하게 만들었다. 바로 시간의 부족이다. 넉넉한 시간에 의한 시간의 부족. 이 말도 안되는 일이 나에게 생긴 것이다.

시간이 많다. 그런데 마땅히 할 것은 없다. 그래서 무엇을 할까 고민을 한다. 그러다가 너무 무료해서 이것 저것을 해 본다. 원래 시간을 들여야 할 일을 할 때는 시간이 잘 가지 않고, 시간들일 필요가 없는 일에는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 법. 쓸데없는 곳에 시간을 허비하니 정작 내게 투자할 시간은 없어진다. 하루가 가고 다음날이 온다. 그리고 이것의 악순환.
그리고 변함없는 생활.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 봤을 것이다. 시간의 유여 때문에 생겨나는 시간의 결여. 할 짓이 없다는 것은 홀로이기 때문이다. 사실 모르는 사람 둘만 있다고 해도 같이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 별 쓸데없는 날씨이야기나 정치이야기를 하다가 점차 말보따리가 열리며 이 얘기 저 얘기를 풀게 된다. 이야기를 하다보면 서로 정보교환이 이루어질 수도 있고, 여러가지 보다 창조적인 행위가 이루어진다.
그런데 혼자 있다. 상대가 생기기만 한다면 생각나지도 않았던 것들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혼자 있을 때는 생각하려고 했던 것들도 사라진다. 그렇다면. 이 막막한 외로움과 고독앞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시간을 죽일 필요성이 생기는가? 과연 흘러가면 오지도 않을 그런 초특급 희소성을 가진 이 시간이란 것을 죽여야만 하는가? 사실 나 역시도 시간 날 때에는 게임이나 하면서 시간을 "죽여"왔다. 시간을 죽인다는게 얼마나 쓸데 없는 일인지 알면서 그냥 그렇게 살아왔다.
왜, 도대체 왜 그랬을까. 알면서도 저지르는 것이 과연 중독때문인 것일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문제는 원인이었다. 원인을 모르면서 일을 해결하려고 시도하는 것은 미봉책을 만들어 내는 것 밖에 안된다. 미봉책은 또다른 문제를 야기하고 다시또 그문제를 미봉책으로 해결하면 또 다른 문제가 생겨난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아카시아 나무의 뿌리를 뽑아야 자라나지 않는다. 외로움이 이 시간죽이기의 원인이었던 것이다.

원인을 알았으니 해결을 해보자. 외로움이 생겨나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단지 홀로있기 때문일까? 홀로 있다고 해서 외로움이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다만 몰두할 무엇, 그 무엇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희망적일 수도 부정적인 것 일 수도 있다. 다만 중요한 것은 무언가에 몰두하게 된다면 자신이 변화한다는 것이다. 이영도님의 소설에선 이런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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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과 행동의 관계는 크게 세 가지가 있고, 그 관계에 따라 그 사람
을 파악할 수 있다고들 하지오."

어, 어, 저게 누구의 말이더라? 길시언이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챠넬의 대답이군요."

아, 그래. 저 이야기는 챠넬의 말이로군. 제로딘이 챠넬에게 유능한 전
략가는 어떤 사람이냐고 농담 삼아 물어보았을 때 챠넬이 대답한 말이
다.
상황과 행동의 관계는 첫째, 그 상황에 어울리는 행동. 이런 행동을 하
는 자는 민첩하고 영리한 사람이다. 상황에 어울리려면 당연히 그 상황
을 폭넓게 이해하는 영리한 머리와 적절한 행동의 타이밍을 맞출 수 있
는 민첩성이 있어야 되기 때문이다. 둘째, 그 상황을 악화시키는 행동.
이런 행동을 하는 자는 민첩하기는 하지만 영리하지는 못하다. 악화시키
는 것도 타이밍이 잘 맞아떨어져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기 때문에 민첩
하다는 평가는 가능하겠지만, 영리하지는 못하기 때문에 호전시키지는
못하지만. 그리고 셋째, 그 상황과 아무런 상관이 없는 행동. 이런 행동
을 하는 자는 민첩하지도 영리하지도 못하다. 그리고 이 경우는 셋 중에
서 가장 나쁘다.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은 최소한현재 상황에서의 변화
를 의미하지만, 아무 상관이 없는 행동일 경우 행동에 투입된 시간과 물
자, 모든 힘의 낭비만 있을 뿐 현 상황은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흐
음. 이 정도면 나도 쓸만한 기억력이야.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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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위로가 되는 사실은 이 글을 읽고 자신을 변화시킬만한 동기를 얻을 사람들은 두번째 보단 첫번째 경우가 많을 것이란 사실이다.

by 사유 | 2005/08/06 16:56 | 사유의 확장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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